가족 모두가 서울 혹은 서울 인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조카와 함께 멀리 명절을 보내러 간적은 별로 없습니다. 3~4시간 이상을 이동할만한 거리를 함께 해 본적은 없지만 워낙 서울의 교통상황이 열악하다보니 차안에서 한시간 이상씩은 함께 있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가족 모두가 이동해야하는 곳에서 이모의 자리는 좌 조카1과 우 조카2의 사이... 그것도 모두 카시트가 장착되어 있는 뒷자리의 중앙자리입니다. 좁은 그곳에서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보며 조카1의 말에 맞장구치고, 우는 조카2를 들여다 보며 이동을 합니다. 아빠는 운전, 엄마는 보조석에 앉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에서만큼은 모두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약속을 했습니다. 아무리 크게 울어도 카시트를 하지 않고 가는 일은 거의 없고, 엄마 옆이나 앞에 앉는 것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습관을 들여서인지 처음에는 이모가 중간에 앉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모와 이동하는 것도 즐길 수 있나 봅니다.

그렇게 자동차 안에서의 약속을 잘 지켜주는 조카1을 위해 이모는 고심을 합니다. 오늘은 어떤 놀이를 해서 조카1과 이 교통 지옥을 빠져 나갈 수 있을까. 몇가지 놀이를 하다보면 목적지에 다 와갑니다. 처음에 이런 놀이를 할 때는 놀이에 익숙해 지지 않아 어렵다, 하기 싫다, 엄마랑 하겠다 등으로 핑계를 댔었지만 이제는 놀이가 시작되면 자신만의 규칙도 만들어 내고, 다른 발전된 놀이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말을 시작하는 아이에서부터, 대략4세정도라고 보면 될것 같은 나이에서부터 초등학생까지는 모두 이 놀이를 즐거워 할 것같습니다. 아이들의 한글 수준에따라 조금씩 규칙이나 게임을 바꾸어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 알맞게 선택하시면 됩니다. 


[색깔찾기 - 빨간색 어디있나?] 이 놀이는 5세 이하의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000은 어디있나~ 하는 노래에 색깔을 넣어 부르는 것이지요.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색깔이 많이 없지만 서울 어딘가를, 도심 어딘가를 달릴 때는 간판 외에도 자연의 한부분도 색깔을 가지고 있기에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빨강, 초록, 노랑색이 들어간 색들을 아주 많이 찾을 수 있죠. 정말 찾을 수가 없다면 신호등이 보일때 그 노래를 불러주면 금방 색깔을 찾아 낼 것입니다. 아이가 입은 옷색깔부터 차 안에 있는 작은 소품의 색깔을 미리 생각하며 문제를 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심심해 하는 아이에게 색깔 찾기 놀이를 하자고 하면서 번갈아 가면서 색깔을 지정해 노래를 부르고 서로 찾아보다 보면 아이도 맞추는 것뿐 아니라 문제를 내는 것에도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주도적으로 놀이에 참여하게 되죠. 운전하고 있는 부모라면 좀 어려울 수 있으나 막히는 차안이나 보조석에 앉은 부모라면 쉽게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맞추었을 경우 아이와 함께 외칠 수 있는 재미있는 세레모니같은 것을 하면 더욱 아이가 이 놀이에 적극성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세레모니는 억지로 만들기 보다 아이가 처음 문제를 맞추었을 때 냈던 소리를 응용하여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끝말잇기] 사실 끝말잇기는 어른들도.. 먼거리를 가다보면 즐겁게 할 수 있는 치매예방에 좋은 놀이이죠. ^^ 7세 정도가 되면 끝말잇기를 하기에 충분한 나이가 됩니다. 그런 5,6세의 아이들은 조금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니 놀이의 규칙을 조금은 여유있게 두거나 부모가 힌트를 주는 것으로 놀이를 이끌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힌트이지만 정답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합니다. 조카1의 경우 끝말잇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답이 정확한 것을 맞추는 것에 흥미를 많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휘가 많이 발달해 있지만 답을 이위해 생각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노래와 함께 끝말잇기를 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나나나자로 시작하는 말~ 이라고 하면 나비! 가 나오게 되고, 약간 생각할 시간을 벌어주면 비비비자로 시작하는 말~ 또 노래를 불러주면 흥미를 가지고 놀이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역시 아이들에게는 노래가 최고인듯 싶습니다. 

[나는 무엇일까요? - 스무고개] 엄마, 아빠 시대에 많이 했던 스무고개. 하지만 스무고개라는 놀이의 규칙을 이해하는 것조차 어려운 유치원생이기때문에 조금은 바꾸어서 놀이를 진행해야합니다. 사실 차안에서 이 놀이를 가장 많이 합니다. 이모가 여러번 문제를 내며 어떻게 놀이를 하는 것인지 보여주면 나중에는 자신이 꼭 문제를 내고 싶어합니다. 그때는 차례를 정해 문제를 내는 것으로 정하여 놀이를 이어가면 됩니다. 스무고개처럼 문제를 내는 사람이 생각하는 단어를 상대방이 맞추는 놀이입니다. 나는 무엇일까요? 나는 동물입니다. 나는 정글에 삽니다. (이때 정글이 뭐냐는 질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쉬운 단어를 사용해야겠죠~) 나는 다른 동물들을 잡아 먹을 수도 있고, 다른 동물들보다 힘이 셉니다. 등으로 나에 대해 설명을 해 줍니다. 의인화를 하는 것이 가장 재밌습니다. 음식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나라고 지칭하면 굉장히 즐거워 합니다. 설명하기도 쉽고요. 음식, 자연, 동물, 학용품, 생활용품, 아는 사람이름 등 재미있는 주제가 무궁무진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다른 질문도 나오게 되고, 재미있는 아이다운 오답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힘들 때 이모가 자주 사용하는 이 놀이! 모두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거꾸로 도깨비] 이것은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교사가 알려준 놀이입니다. 참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의 지능과 언어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단어를 거꾸로 말하는 놀이입니다. 이것은 몇달간의 연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전혀 되지 않지만 놀이를 하면 할 수도록 신기할 정도로 성인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정답을 말하게 되는 경우를 봤습니다. 조카1이 그렇습니다. "거꾸로 도깨비~ 거꾸로 도깨비~" 노래를 부르고 단어 하나를 말해 줍니다. 예를 들어 사과! 하면 아이는 과사라고 이야기 해야 정답이 됩니다. 처음에는 아주 쉬운 받침 없는 단어들로 문제를 냅니다. 사자, 아기.... 그중에 가장 좋은 것은 아이 이름입니다. 나중에는 거꾸로 말하는 그 이름이 별명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주 거꾸로 말하며 혼자 웃기도 합니다. 이것 또한 돌아가며 문제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순서를 정해 문제를 내면 스스로 많이 뿌듯해 합니다~ 역시 아이들도 맞추는 것보다 문제를 내는 것이 더 좋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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