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고모보다는 조금 친근한, 할머니보다는 조금 먼 존재일까?일주일에도 두, 세번씩 만나고바쁜 엄마를 대신해 옷을 입혀주거나 밥을 먹여주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동생취급도 안하는 그런 존재. 가깝지만 먼 당신. 조카님. 그런 이상하고 아름다운 사이인 조카와 이모인데거기에 교사라는 울타리가 하나 더 쳐 있던 때가 있었다. 




그런 농담이 있다. 유치원 교사인 며느리가 시댁에 가서 시부모님과 식사 할 때"아버님~ 손 닦고 오셔야죠~" 한다고...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하고,  5분안에 내 밥을 다 먹고 아이들 밥먹이다 대변 치우러 가고, 장난감 하나로 싸우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든 지혜롭게 중재하며어떤 때는 엄한 아빠처럼 혼도 내고, 어떤 때는 다정한 엄마처럼 달래도 보고. 1더하기 1을 설명하려다 1이 뭔지부터 설명하고, 함께 놀이하려다 규칙을 지키지 않아 아이때문에 잔소리만 늘어 놓고, 그저 보고, 듣고, 느끼면 되는 시간임에도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고, 장난인것을 알지만 찰나에도 위험할 수 있기에 냉정하게 혼을 내고.... 이 모든 것에  교사라는 역할이 너무도 몸에 배서  에까지 와서도 교사가 된것 같은 행동을 할 때가 많다. 


엄마가 아닌 이모의 역할에서도 그랬나보다. 조카1님이 그 유명한 죽이고 싶다는 4살이었던 어느날. 하지말라고 한 장난을 계속하며 재밌어하는 조카1님에게12명이 점심시간에 함께 뛰어 놀다 위험한 장난을 한 아이에게 하는 것처럼 냉정하게 이야기 했을 때가 있다. 짧은 순간이었다. 

조카1님의 행동은 바로 수정되었다.하지만... 그 이상하고 아름다운 관계인 이모와 조카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이 느껴졌다. 금세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뒹굴거렸지만 그 공간의 공기는 예전같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뒤, 조카1님의 엄마인 나의 언니는"넌 그냥 집에서는 이모만해. 다른 이모들처럼." 이란 말을 했다. 




충격이었다. 그냥 난 이모였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이모보다 훨씬 잘 놀아주고, 잘 알려주는 그냥 좋은 이모라고만 생각했는데.  역시 선생님의 역할에 벗어나지 못했었나 보다. 그때부터 조금씩 집에서 조카와 있을 때는 교사의 역할을 벗고... 다 내려놓고... 다른 이모, 삼촌들처럼! 그저 웃고, 춤추고, 떠들고, 장난치는 그런 이모가 되기로 결심했다. 가끔 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때를 저런 장난을 왜 받아주지... 

하는 부모가 있을 때가 있다. 혹은 이모, 삼촌이 있을 때가 있다. 그 아이들이 결코 버릇이 없어서 그런것이 아니다. (뭐, 버릇이 없어 그런 아이도 분명 있다.) 대부분 내 엄마, 내 아빠, 우리 이모,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이기에 마음 편한 내 편이기에! 한 두 번씩은 할수도 받아줄 수도 있는 것이다.  가끔 교사 선배들 중에 아이를 다 키워 놓은 엄마들이 너무 엄하게 키워 후회된다는 말을 하는 걸 들을 수 있다. 지금도 여전히 버릇없는 거보다 엄하게 키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지만때로는 그저 조카편인, 엄마에게 혼줄이 나도 우쭈쭈해줄 수 있는 조카바보인 이모가 되는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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